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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아름다움의 어원

나무같이 2013. 3. 28. 00:01

우리말아름답다 어원에 대해서는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알다()라는 동사 어간에접미사가 붙은 알음()답다접미사가 붙었다는 견해다. 견해는 아름답다의 어원에서 보면 아는()것이 아름다움의 본질이 된다는 것이다. 설대로라면 알지 못하는 사람은 아름다움을 모른다는 이야기가 것이다. ‘알다()’ 어간에 붙어서 명사에답다접미사가 붙어서 형용사가 되는 그런 조어법(造語法) 국어에서는 매우 어렵다고 하겠다.

답다 접미사가 붙은 예를 들어본다. 신사답다, 숙녀답다, 어른답다, 소녀답다, 군인답다와 같이 명사에 붙는다. 답다 위에 붙는 명사는 전성명사(轉成名詞) 아니라 본래부터 명사였던 것이다. 아름답다의 아름을 알다의 어간에접미사가 붙어서 명사가 것은 본디부터 명사가 아니라 동사에서 바뀐 전성명사가 된다. 웃음답다, 울음답다, 졸음답다(), 먹음답다(), 닫음답다(), 달음답다() 같은 조어법은 없다. 동사의 어간에접미사가 붙어서 명사에 답다가 붙어서 형용사가 되는 조어법은 국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름답다 알다는 명사가 동사가 되고 접미사가 붙어서 형용사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품사의 전성이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하나의 견해는 아름() 명사에 답다가 붙어서 형용사가 되었다는 설이다. ‘아름 팔을 벌려 껴안을 둘레의 길이와 팔로 껴안을 있는 () 뜻을 지닌다. ‘ 아름이나 되는 느티나무 경우 아름은 길이() 뜻이고진달래 아름따다 뿌리오리다 아름은 () 뜻하는 말이다. 아름은 팔로 껴안을 있는 길이나 양의 단위를 뜻하는 말임에는 틀림 없다. ‘아름 명사로서 문헌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677年刊)》에 나타나고 아름() 《역어유해보(譯語類解補,1775年刊)》에 처음 나타난다.

그런데 앞서 나온 문헌에는 아놈(), ()으로 나타난다. 아놈() 《두시언해》 초간본(1481年刊) 나오고 《두시언해》 중간본(1632年刊) 같은 단어가 ()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아람, 아름을 통시적(通時的) 면에서 아놈, 아에서 변한 말임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아놈, 아은 안다() 어간에, ’ 접미사가 붙어서 전성명사가 된다. 아름답다의 아름을 알다()에서 왔다고 보면 안다() 어간에, ’ 접미사가 붙어서 전성명사가 된다. 그러한 조어법으로 본다면아름()’답다접미사가 붙어서 형용사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답다() 말은 15세기 문헌에 나오기 때문에 알음()이나 아름() 뜻을 지닌 말에서 전성된 형용사로 보는 것은 통시적(通時的) 면에서 불가능하다.

한자 () 밑에 ()자와 어우른 자다. 본디는 () () 뜻했으나 양의 모양과 성질에서 아름답다, 예쁘다의 뜻이 되었다. 양고기는 맛있다에서 맛나다의 뜻으로 쓰이고 그것이 美의 뜻으로 쓰이게 것이다. 美자로 어원은 양의 모양과 성질과 양고기는 맛있다에서 맛나다를 아름다운 정서로 느꼈음을 엿볼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돈을 벌면 여행을 하고 한국 사람은 돈을 벌면 집을 사고 중국 사람은 먹는다고 하는 말은 중국인의 미의식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북경대식점(北京大食店), 상해대주점(上海大酒店) 북경호텔, 상해호텔의 뜻인데 중국인은 호텔을 숙박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개념으로 파악하는 것도 美자와 맛나다의 관련된 사고에서 나온 발상이 아닌가 한다. ‘아름답다 말은 15세기 문헌에 나온다. “美아다씨니(석보상절(釋譜詳節) 13:9, 1447年刊)” 같이아답다 나타난다. ‘ 명사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15세기 문헌에 아이 명사로 여러 문헌에 나타나는데 아의 뜻은 () 뜻이다.

아름답다는 나답다의 어원을 지닌다고 하겠다. “고슴도치도 새끼 함함하다라고 하는 속담이 있다. 이는 누구나 새끼는 아름답고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말이 것이다. 아무리 곰보일지라도 서로 사랑하게 되면 오목오목한 자국마다 사랑이 샘솟듯 퐁퐁 솟는다고 하는 말도 있다. 자기 자식한테서 나온 배설물은 자기 몸에서 나온 아가가 자기 몸에서 나온 젖을 먹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황금조각같이 아름답지 않으냐라는 말도 있다. 사실 아름다움이란 극히 주관적이라 하겠다.

갸름한 얼굴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둥근 얼굴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눈이 사람을 좋아하는가 하면 실눈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한국의 전통적인 미인은 실눈의 여성이다. 이렇듯 아름다움의 표준이 개성적이고 주관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개성적이면서도 보편성을 지닐때 참다운 아름다움이라 하겠다.

그러한 면에서 아름답다의 아름() 주관적이며 개성적이지만 아름답다가 때에는 개성적인 데서 객관성을 띠게 된다. 자식, 사람, 이웃, 나라일 때에는 아닌 것을 나답게 여기는 아름다움이 된다고 하겠다. ‘아름답다 개성적이며 보편성을 띠는 아름다움 본질의 철학을 지니고 있는 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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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미술> 2000 8월호에 기고한 서정범 명예교수(경희대 국문학과)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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