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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monologue

삶을 기록한다는 건..

나무같이 2007. 4. 25. 17:52
Records rule memories


언젠가 펜탁스클럽에서 제작된 카메라가방에 새겨진 글이다.
글과 소리와 더불어 (아! 동영상도ㅋ) 훌륭한 기록매체인 사진을 취미로 공유하는
카메라클럽에 너무나 훌륭하게 어울리는 글귀다. ^^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사진으로 담아두라는 말이리라.

또 어느 잘나가는 인터넷 인화서비스 업체의 광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사진이 없으면 추억도 없다. 찍었으면 뽑는다.


인화서비스 업체로서는 대단히 도전적인 캐치프레이즈다.
사진이 없으면 '아예' 추억도 없다고 못 박아두고서는 찍었으면 뽑으랜다..... ㅡㅂㅡ;
왠지 건방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후훗.. 이걸 노린 거겠지...?! ㅡ_ㅡ+

요즘은 적어도 한 가정에 디카 하나씩은 소유하고 있을테니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의 십분지일만이라도 이 업체에 인화를 맡긴다면 분명 성공한 거다.
그 만큼 사진 인화 품질에 자신있었기 때문에 내건 글귀였는지
어쨌든, 실제로 이 업체는 정말정말 잘 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사진이 없으면 추억도 없는 건가?
추억이 그리 쉽게 기록에 지배당하는 것이던가?

추억이란..
애틋하게 떠오르는 기억이다.
기록이 감히 지배할 수 없는 기억. 쉽게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기억.
떠올릴 때마다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마음속 깊숙히 자리잡은 기억..

나의 추억들을 떠올리자면ㅡ
사진과 함께 떠올릴 수는 없는, 그런 추억들이
사진과 함께 하는 추억들보다 왠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진이나 글과 같은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기에 드는 안타까움 때문일게다.

그렇지만~
더욱 애틋한 추억들만을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나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ㅋ
기록되지 않은, 내 머릿속의 추억은 그저 내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서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을 되짚어볼 수 있게 도와주는 '기록'의 중요성은 결코 퇴색될 수 없다.

사람이 삶의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눈에 비춰지는 것들을 사진으로 남겨 두고자 하는 마음은 또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가.
식욕이나 수면욕과 같이 생리적인 욕구와는 차원이 다른..
오직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어쩌면 신앙심과 연관지어 볼 수도 있는,
그런 것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인류의 역사는 기록에 의한 역사이다.
그것이 문서이든 그림이든 무엇이든지간에
당시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록에 의거하여 역사가 쓰여진다.

  2003년 봄, 본격적인 취미로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제껏 카메라에 담아낸 사진이 몇 컷이나 될까.. 헤아려보니
Olympus PEN EE-3와 Pentax MX로 그 동안 소모한 필름통만 50여롤에다가
(PEN으로 담은 사진들은 하프사이즈니까 필름의 본래 컷 수의 두 배로 찍혔을테고ㅎ)
가장 처음으로 사용한 Nikon Coolpix2500으로 담은 사진만 해도 수천 컷에다가
2년전에 장만한 Pentax *ist Ds의 컷수는 이제 거의 10000 에 가까우니까..
여느 사진작가님들과는 전혀 비교할 게 못 되겠지만, 그 동안 셔터 참 많이 눌렀다.

나는 그저 어떤 '아름다움'과 '의미'를 담아두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런 바램은 사진을 찍고자 카메라를 손에 쥐어봤다면 누구나 동감할 거다.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아름다움보다는 의미있는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싶고
내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가능한한 아름답게 담아내고 싶은 바램..^^*

모두 한결같이 아름답고 의미있는 사진을 얻고자 하는 마음으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각자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담아내는 것은
아름다움을 느끼는 기준이 다르고 의미를 부여하는 가치가 각자 다르기 때문이겠지? ^^

사진들을 올리려다보니,
나는 사진을 왜 찍고 있는 것인가ㅡ
내게 이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ㅡ
..이런 생각들에 잠겨서..;;; ㅎㅏㅎㅏ..
횡설수설~
주저리주저리~
그냥 저냥
마구마구
떠오르는 생각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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