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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hing/monologue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무같이 2009. 3. 25. 12:16

PENTAX  MX  &  smc M 50mm f1.4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윤동주님의 이 시를 무척이나 즐겨 읽던 때가 있다.
   .
   .

착한아이 콤플렉스..?
나는 이런, 참 착한 이름의 '병'을 앓고 있지 않았나.. 싶다.

' 나는 착한 사람이다. 착하게 살아야해. 그래야 누구에게나 떳떳하지 않겠어?

  그러면 나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 나는 행복해질 거야.

  나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살아가며,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사람들의 부탁은 거절 안하는, 정말 착한 사람이거든..'


나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 이런 생각에 잠겨 지내왔던 날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지금의 나는.. 솔직히, 오로지 내 모습만을 바라볼 때, 그다지 행복하지 않으니까.


결혼한지 2년이 채 안 되는 신혼부부로서
예쁘고 착한 아내를 맞이하여 부모님께 기쁨 드리는, 복 받은 남자임에는 틀림없으며
나의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서, 적어도 예전보다는 굉장히 밝아졌고 자신감있게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바라보았을 때에는
전반적으로 그다지 성숙하지 못한, 어찌보면 좀 더 흐트러져버린 것만 같은... 나다.

 .
 .
 .
 .
하하..
운 좋게 잘 나왔다고 기뻐했던, 예쁜 코스모스 사진에다가
깨끗하고.. 맑디 맑은 윤동주님의 시까지 적어두고서는
내 머릿속 배설물들을 아주 그냥 잔뜩 쏟아놓았군..ㅋ
어떡하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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